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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최하위 확정' 롯데, 가장 큰 문제는 추락한 '기대 심리' [IS 포커스]

지난해 4월, 롯데 자이언츠는 22경기에서 14승 8패(승률 0.636)를 기록하며 10개 구단 중 1위를 지켰다. 2017시즌 이후 6시즌 만에 포스트시즌(PS) 진출 희망에 부풀었다. 올해 4월은 최하위 확정이다. 지난주까지 8승 1무 20패(승률 0.286)를 기록한 롯데는 30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승리해도 9위 KT 위즈(11승 1무 20패)를 추월할 수 없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승수를 돌파하지 못한 채 3~4월 일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두산 베어스를 7시즌(2015~2021) 연속 한국시리즈로 이끈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을 영입해 맞이한 첫 시즌이다. 객관적인 전력과 별개로 기대 요인이 컸다. 현재 김태형 감독의 경기 지배력이 미치지 못할 만큼 개별 경기력이 크게 떨어져 있다. 김 감독은 타순 변경, 마운드 보직 변경, 엔트리 변경 등 사령탑의 선택으로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있지만, 효과가 미미하다. 투·타 전력 모두 총체적 난국에 시너지는 커녕 상호 보완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롯데는 백업 외야수였던 황성빈이 각성해 분위기를 바꾼 뒤 잠시 반등했다. 18일 LG전부터 치른 4경기에서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23일 홈(부산 사직구장) SSG 랜더스전은 이기고 있다가 비로 순연되는 불운을 맞이했고, 이튿날엔 최정과 추신수에게 각각 통산 홈런 신기록(468개)과 개인 2000안타 달성을 허용한 뒤 역전패(스코어 7-12)까지 당했다. 25일 SSG전에서 6-3으로 신승했지만, 이어진 NC 다이노스와의 주말 3연전에서 합계 3득점에 그치며 3연패 당했다. 이름값 있는 선수들이 부진하다. 주축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하며 100% 전력을 가동하지 못한 건 다른 구단 상황도 다르지 않다. 롯데는 승리를 이끌어야 할 선수들이 너무 부진했다. 지난 15일, 타율 0.122에 그친 주전 포수 유강남이 2군행 지시를 받았을 땐 유독 많은 주목을 받았다. 2023 스토브리그에서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영입한 투수 한현희, 내야수 노진혁은 이미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태였다. 당시 노진혁도 1할(0.176) 대 타율에 그쳤고, 한현희는 선발 경쟁에서 밀리며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가, 1군에 올라와 등판한 4경기에서 7점(7.36) 대 평균자책점을 남기며 부진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강남까지 2군행에 합세한 것. 전임 단장 체제 선택들은 손가락질 받을 수밖에 없었다. 롯데의 가장 큰 문제는 현재 승수나 전력이 아니다. 다가올 5월 기대 요인이 없다는 것이다. 그나마 4월엔 주축 선수 복귀 효과를 기다리며 버텼다. 하지만 한 명씩 가세한 뒤에도 효과는 미미했다. 지난 시즌 세 자릿수 안타를 치며 주전 외야수로 인정받은 김민석은 개막 전 옆구리 부상을 다스리고 돌아왔지만, 8경기에서 타율 0.179에 그친 뒤 11일 만에 2군행 지시를 받았다. 김태형 감독은 "조바심 탓에 공을 따라다니며 타격을 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지난 23일 1군에 복귀한 노진혁도 엿새 만에 다시 2군행 통보를 받았다. 출전한 3경기(1선발)에서 안타를 1개도 치지 못했다. 29일에는 '거포 기대주' 한동희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시범경기 타석 중 옆구리 부상을 당해 1군 첫 출전이 늦어진 그는 19일 부산 KT 위즈전에서 복귀했지만, 7경기 18타석에서 3안타에 그친 뒤 다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유강남은 퓨처스리그에서도 타율 0.143에 그쳤다. 현재 유강남이 언제 김태형 감독의 부름을 받든, 이제 그를 지원군으로 보긴 어렵다. 마운드 사정도 다르지 않다. 셋업맨 구승민도 9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퓨처스팀행 지시를 받았다가, 15일 만에 콜업됐지만, 여전히 구단 최다 홀드를 올린 투수다운 투구를 하지 못했다. 26일 NC전에서도 1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3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활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건 결국 비전(vision)이다. '더 나아질 여지가 없다'라는 인식은 선수단 분위기를 가라앉게 만든다. 현재 롯데는 반등 기대 요인을 찾기 어렵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30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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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타석서 결승타 4개→리그 1위, 오지환도 긴장시키는 LG의 '신 해결사'

2024시즌 LG 트윈스의 결승타 1위 선수는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2023년 15회, 리그 1위)이 아니다. 김현수(2022년 17회, 리그 1위)도, 2023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 오지환도 아니다. 다름 아닌 구본혁이다.구본혁은 지난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 2회 말 1사 1·2루에서 1타점 결승타를 날리며 팀의 7-2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기준으로 구본혁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결승타(4개)를 기록 중이다. 올 시즌 뒤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하는 김혜성(키움 히어로즈), 외국인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SSG 랜더스)와 함께 결승타 부문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놀라운 건 그의 타석 수다. 16일까지 구본혁은 고작 30타석에 들어섰다. 김혜성(83타석)과 에레디아(72타석)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결승타의 영양가도 훌륭하다. 지난 4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연장 11회 말 행운이 깃든 데뷔 첫 끝내기 안타로 결승타를 기록했다. 이틀 뒤인 6일에는 잠실 KT 위즈전 4-4 동점이던 9회 말, 개인 첫 만루 홈런으로 끝내기 기록을 추가했다.이어 12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구본혁은 1-1이던 7회 초 2사 1·2루에서 대타 결승타를 쳤다. LG가 지난주 유일하게 거둔 1승(5패)을 구본혁이 책임졌다. 16일 롯데전 결승타는 LG의 5할 승률 복귀를 이끈 귀중한 한 방이었다. LG는 지난 15일 두산전 패배로 2019년 4월 10일 이후 5년 만에 팀 승률이 5할 아래로 떨어진 바 있다. 구본혁은 지난해까지 통산 타율 0.163에 그친 백업 내야수다. 자신도 "득점 찬스 때 난 대타로 교체되거나 번트 작전을 주로 수행했다"며 자책했다. 그랬던 구본혁이 이제 대타로 나와 결승타를 터뜨린다. 사령탑이 기대하며 내보내는 타자로 바뀌었다. 구본혁은 지난해 11월 상무 야구단 전역 후 타격 기량이 향상됐다. 올 시즌 타율 0.444(27타수 12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타점 11개로 종전 자신의 최고 기록(2020년 7개)을 경신했다. 안타는 4개만 더 추가하면 프로 입단 시즌 2019년 15개를 돌파한다. 그는 "상무에서 하체를 이용한 타격 기술을 습득했다. 무엇보다 타석에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구본혁은 최근 주장직까지 반납한 '주전 유격수' 오지환을 대신해 선발 출전하고 있다. 2년 연속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오지환은 올 시즌 타율 0.221로 부진하다. 구본혁이 최근 맹활약을 이어가며 오지환의 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다. 구본혁은 "지난해 (전역 후 밖에서) 우승 장면을 보면서 (팀에) 내 자리가 있을까 걱정했다. 그래서 늘 먼저 야구장에 나와 형들보다 더 많이 훈련했다. 앞으로도 내게 (득점) 찬스가 많이 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이형석 기자 2024.04.17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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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11억원, 투수 고액 4위…"기회 줄 생각" 감독 기대 무색한 ERA 10.50

언더핸드스로 박종훈(33·SSG 랜더스)의 부진이 심각하다.박종훈은 7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7피안타 3사사구 6탈삼진 7실점 했다. 2회 김성욱에게 투런, 3회에는 박민우와 맷 데이비슨에게 각각 솔로 홈런을 맞았다. 관심이 쏠린 사사구도 적지 않았는데 피홈런 3개가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경기 뒤 평균자책점은 10.50까지 치솟았다.박종훈에게 이날 경기는 중요했다. 지난달 27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한 그는 2이닝 1피안타 6사사구 1실점(비자책) 했다. 마운드 위에서 자멸에 가까운 모습으로 우려를 낳았고 이튿날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퓨처스(2군)리그에서 한 경기 등판, 투구 감각을 조율한 뒤 NC전에 맞춰 콜업됐는데 최악의 결과가 반복됐다. 박종훈의 제구는 고질적인 약점이다. 투구 시 허리를 숙여 던지는 언더핸드스로인데 '영점'이 크게 흔들린다. 지난 시즌 9이닝당 볼넷이 6.75개, 이닝당 투구 수가 19.8개로 많았다. 그런데 올 시즌엔 9이닝당 볼넷이 12.00개, 이닝당 투구 수는 24.5개까지 더 늘었다. 비효율적인 투구를 반복하니 등판하는 경기마다 불펜 소모가 크다.박종훈은 통산 71승, 시즌 두 자릿수 승리를 세 번(2017~18, 2020) 해낸 '선발 자원'이다. 2017년부터 4년 연속 규정이닝(144이닝)을 소화하기도 했다. 이숭용 SSG 감독은 베테랑 박종훈을 신뢰한다. 지난 2일 이 감독은 "(2군에 있는) 종훈이에게 기회를 줄 생각이다. (한화전에서) 한 번 그렇게 해서 (기회를) 안 주는 건 아닌 거 같다"고 선수를 옹호했다. 하지만 관심이 집중된 NC전 난조로 다음 등판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물음표가 찍혔다. 박종훈의 부진은 허투루 보기 힘들다. 그는 2021년 12월, 비 자유계약선수(FA) 다년 계약으로 5년, 총액 65억원(총연봉 56억원, 옵션 9억원)에 사인했다. 올해 연봉이 11억원으로 류현진(한화·25억원) 고영표(KT 위즈·20억원) 박세웅(롯데 자이언츠·13억5000만원) 다음 고액. 팀 에이스 김광현(11억원)보다 1억원 많다. 흔히 퀵 모션이라고 부르는 슬라이드 스텝이 느려 도루 허용도 잦다. 불펜으로 기용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큰 만큼 선발로 반등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절치부심하며 시즌을 준비했던 터라 현재 성적표가 더 충격적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0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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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장 찾는 LG 복덩이의 한국 무대 완벽 적응, 투혼까지

오스틴 딘은 LG 트윈스 구단과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외국인 타자다. LG의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끊은 기량은 물론 한국 문화와 야구를 존중하는 자세까지 갖췄다. 오스틴은 2023년 KBO리그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미국으로 돌아갔다. 현지에서 3개월 정도 머무르는 동안 '한국의 맛'을 그리워했다고 한다. 그럴 때면 한식당을 찾았는데, 늘 아쉬움이 뒤따랐다. 오스틴은 "미국의 한식당에는 쌈장이 없더라. 너무 실망스러웠다"고 했다. 오스틴은 3월 초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내내 고깃집을 찾았다. 그는 "쌈장이 그리웠다. 미국의 한식당과 한국의 한식당의 맛 차이도 있다. 확실히 한국 식당 음식이 맛있다"며 웃었다. 그는 지난해 139경기에서 타율 0.313 23홈런 95타점을 기록,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전체 수상자 중 최다 득표(93.1%)를 기록했다. LG 외국인 선수로는 최초의 수상이기도 했다. 외국인 선수는 시즌 종료 한 달 뒤에 열리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는 대부분 불참한다. 지난해 오스틴도 마찬가지였다.오스팀은 지난해엔 시즌이 너무 늦게 종료돼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돌아가 쉬고 싶었다. 사실 한국에서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따로 개최되는지도 몰랐다"면서 "올해 수상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시상식에 자리하겠다"고 했다. 오스틴은 "(2023년) LG의 통합 우승과 골든글러브 최다득표 수상은 내 야구 인생에 있어 영광스러운 순간 중 하나"라고 전했다.오스틴은 3월 초 미국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팬들을 만났다. 그는 공항에 운집한 팬들을 향해 모자를 벗은 뒤 고개 숙여 인사했다. 1년 만에 한국식 인사까지 체득한 것이다. 올해 130만 달러(17억원)에 LG와 재계약한 오스틴은 한국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고 있다. 지난 23일 한화 이글스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상대한 류현진에 대해서는 "류현진은 MLB 올스타 출신 아닌가. 평균자책점(MLB 통산 3.27)도 굉장히 뛰어나고, 유명한 선수다. KBO리그에서 그를 처음 상대하게 돼 영광"이라고 했다. 또한 한화 이글스 문동주와 인연, 영어 실력을 소개하며 향후 해외 진출 성공까지 바란다고 했다. 오스틴은 한국 무대 2년 차 시즌도 출발이 좋다. 4번 타자로 활약하며 10경기에서 타율 0.318 3홈런 11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3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는 외국인 선수에게 보기 드문 허슬 플레이를 선보였다. 0-0으로 맞선 1회 말 2사 3루에서 유격수 앞 땅볼 때 1루에 과감하게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다. 결과는 내야 안타. 그 사이 3루 주자는 홈을 밟았고, 경기가 5-0으로 끝나면서 이는 결승타가 됐다.오스틴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과정에서 무릎을 다쳐, 다음 타석에서 그의 유니폼은 피가 물들어 있었다. 오스틴은 "최근에 안타가 잘 안 나와 안타를 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며 "최근 약간 주눅 들기도 했었는데 이제 작년의 모습을 되찾고 시즌을 이어가려 한다"고 말했다. 4일 NC전에서는 5-7로 뒤진 6회 말 2사 후 동점 2점 홈런을 뽑는 등 5타수 2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7-7로 맞선 연장 11회 무사 1, 2루에서 깊숙한 외야 뜬공으로 주자들의 한 베이스 진루를 만들었고, 결국 LG는 구본혁의 끝내기 행운의 안타로 8-7 역전승을 거뒀다. 오스틴은 "2년 차 징크스를 피하는 것이 목표"라며 "지난해 그랬던 것처럼 팀에 헌신하고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웃었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4.04.05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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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산 타율 0.176의 첫 끝내기 "꿈에 그리던 장면"···그런데 왜 기분이 별로라고 했을까

"끝내기 안타는 늘 꿈에 그리던 장면이었다. 그런데 기분이 별로···"LG 트윈스 백업 내야수 구본혁은 연장 11회 말 끝내기 안타를 기록하고서도 사뭇 아쉬운 감정을 표현했다.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구본혁은 지난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서 4시간 17분 혈투에 마침표를 찍는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었다. 통산 타율 0.176의 구본혁이 프로 데뷔 6년 만에 처음 기록한 끝내기 순간.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동료들의 격한 축하가 쏟아졌고, 구본혁은 온몸으로 이를 받아들였다. 구본혁은 경기 뒤 "꿈에 그리던 장면"이라고 해맑게 웃었다. 이내 "기분이 별로 좋진 않다"고 덧붙였다. 머릿속에 그려오던 완벽한 끝내기의 장면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구본혁은 "끝내기 상황에서 행운의 안타가 나왔다. 내가 상상해 온 끝내기 타구는 아니었다. 이왕이면 멋있는 타구를 날리고 싶었는데, 단지 결과만 좋았던 거 같다"고 쑥스러워했다. 구본혁의 빗맞은 타구는 절묘한 코스에 떨어져 끝내기로 이어졌다. 구본혁이 연장 11회 말 1사 2, 3루에서 친 타구가 1루수 키를 넘어 우선상 파울 라인 안쪽에 떨어졌다. 구본혁도, 벤치도, 관중도 모두 안타나 파울, 뜬공 아웃을 짐작할 수 없는 타구였다. 구본혁은 "타구가 떴을 때 '큰일났다' 싶었다. 그런데 내가 요즘 좀 멀리 치니까 우익수 (박)건우 형이 굉장히 뒤에 있더라"며 "상대 수비 위치를 보고 '이제 됐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기대했던 짜릿한 끝내기의 순간은 아니었지만, 구본혁은 '자신감'과 '믿음'을 확인했다. 구본혁은 내야 백업 1순위다. 2019년(2차 6라운드) 입단 첫해부터 대수비, 대주자로 활약했다. 구본혁은 2019~21년 305경기에서 238타석을 소화했다. 수비력에 비해 타격이 떨어져 출장 경기 대비 타석 소화가 적은 편이었다. 구본혁은 상무 야구단에서 하체를 이용한 타격 기술을 터득하고 지난해 11월 전역했다. 염경엽 감독은 "구본혁이 올 시즌 기회를 많이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주전 내야수의 체력 보강 및 컨디션 조절 차원과 동시에 왼손 투수에 대비한 오른손 타자 구본혁의 경쟁력을 키워고 싶어서다. 구본혁의 타격 향상을 확인한 후에 내린 결정이다. 구본혁은 이날 연장 10회 초 대수비로 출전했고, 연장 11회 말 첫 타석에 들어섰다. 그는 "야수 엔트리가 두 명 남아 있더라. 아마도 예전 같았으면 이런 상황에서 대타로 교체됐을텐데"라며 "몇 년 전에는 행운의 안타만 나와도 기뻐했다. 지금은 타구의 질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비형 내야수였던 그는 상무 야구단 전역 후 첫 시즌인 올해 타율 0.385(13타수 5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그는 "올 시즌 확실히 타격에 자신감이 생겼다. 마음가짐이 달라졌다"며 "타격이 뒷받침돼야 경기 출장이나 기회가 늘어날 것 같다. 왼손 투수를 상대로 좋은 타격을 계속 보여드리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4.04.05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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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문보경·신민재 빠졌을 때 1순위는 구본혁, 관건은 타격

"왼손 투수에게 어떤 모습인지 보고···"염경엽 LG 감독이 꼽는 내야 백업 1순위는 구본혁이다. 올 시즌 활용 폭을 좀 더 넓혀갈 계획이다. 구본혁은 지난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 9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주전 2루수 신민재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다. 이에 지난 31일 키움 히어로즈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선발 출장 기회를 얻었다. 오지환이 상대 선수와 충돌 여파로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지난 28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구본혁이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LG는 구본혁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는 동시에 주전에게 휴식을 부여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한다. 염경엽 감독은 "오지환과 문보경, 신민재의 컨디션이 안 좋거나 타격 페이스가 떨어져 있을 때 (구)본혁이를 넣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2019년 LG 2차 6라운드 55순위에 지명된 구본혁은 입단 첫해부터 수비력 검증을 마쳤다. 2018~2020년 LG 지휘봉을 잡은 '명유격수' 출신 류중일 전 감독이 구본혁을 신인 시절부터 백업 내야수로 기용했을 정도였다. 구본혁은 2019~2021년 57경기-125경기-123경기에 출전했다. 이후 상무 야구단에서 복무한 뒤, 지난해 11월 전역했다. 관건은 타격이다. 구본혁이 지난해까지 통산 305경기에 출장했음에도 238타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타격이 약해서다. 염경엽 감독은 단순히 주전 내야수의 컨디션 관리 차원뿐만 아니라 왼손 투수 상대로 구본혁의 기용폭을 확대시켜나가려고 한다. 오지환과 문보경, 신민재 모두 좌타자다.염 감독의 구상이 실현되려면 수비력은 인정받은 구본혁이 타석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염 감독은 지난 2일 NC전에서 상대 선발 카일 하트를 맞아 "구본혁이 어떻게 적응하는지도 좀 보고 싶다"고 말했다. 구본혁은 2일 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올 시즌 타율은 0.333(12타수 4안타)로 출발이 좋다. 안타 4개 모두 왼손 투수에게 뽑았다. 올 시즌 왼손 투수 상대 타율은 0.400(10타수 4안타)로 높다. 통산 타율은 0.172로 낮은데, 오른손 투수(0.184)보다 왼손 투수(0.203)에게 좀 더 강했다.염경엽 감독은 "구본혁도 올 시즌 기회를 많이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형석 기자 2024.04.0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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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이승엽 감독 "외부 평가 정확…내가 바뀌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어"

"나부터 변하겠다."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갑진년 새해를 맞아 변화와 쇄신을 다짐했다.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두산 창단 기념식에 참석한 이 감독은 단상에 올라 "마무리 훈련이 끝난 후 두 달 정도 지났다. 앞으로 보름 후면 진정한 2024년이 시작된다"고 운을 뗐다.이승엽 감독은 선수들에게 "꼭 당부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나부터 변하겠다. 여러분도 지난해 있었던 모든 일을 다 잊어버리자"고 했다. 2024시즌부터 KBO리그에 도입되는 베이스 확대, 피치 클록, ABS(자동 투구판정 시스템) 적응에 대해 그는 "2024년은 프로야구 환경도 많이 변한다. 여러분들이 적응해 주면 좋겠다. 그 환경에 적응하는 게 우리의 첫 번째 목표고, 다른 팀들보다 빨리 해낸다면 더 많은 승리를 거둘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승엽 감독은 선수 시절 통산 467홈런을 쳐 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레전드 타자로 꼽히지만, 감독으로는 겨우 한 시즌만 보냈다. 이 감독이 오기 전 '왕조'를 만들었던 김태형 감독과 함께했던 두산은 지도자 경험이 없던 그를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감독 취임 선물로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양의지(4+2년 152억원)도 영입했다. 그 결과 2022년 9위였던 두산은 지난해 5위로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칭찬보다 비판이 많았다. 불펜 운용 폭이 넓지 못했고, 번트나 주루에 치중하는 등 '스몰 볼' 색깔이 강하다는 지적이 시즌 내내 이승엽 감독을 따랐다. 기대했던 신인들도 좀처럼 성장하지 못했다. 정수빈·김재호·양의지·양석환·김재환 등 30대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가을야구에 복귀하고도 박수받지 못한 두산은 결국 그해 10월 19일 열렸던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에서 패배하고 짧은 가을을 마쳤다.이승엽 감독은 그날을 절대로 잊지 말자고 했다. 이 감독은 "지난 10월 19일 창원(NC전)에서의 패배를 잊을 수 없다. 그 패배를 가슴속 깊이 새기겠다. 그 패배가 2024년 우리가 도약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며 "선수들도 그렇겠지만, 저희 코칭스태프도 변하겠다. 변화가 없다면 성장할 수 없기에 (변화를) 결심했다. 이 결단이 헛되지 않도록 선수 여러분들과 코칭스태프, 프런트가 팬 여러분께 보답할 수 있는 2024년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행사 후 취재진과 만난 이승엽 감독은 "WC 결정전에서 우리는 승기를 잡고도 역전패를 당했다. 그렇게 시즌을 마무리해 더 아쉬웠다. 분명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었는데, 내 판단 미스가 있었다. 그래서 아쉬웠고, 여운이 더 오래 갔다"며 "가슴 속에는 (그 패배를) 새기겠지만, 새로운 시즌이 기다리고 있다. 그 패배로 우리가 더 단단해지고, 나 역시 더 냉철해지고 발전할 것이다. 지난해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승엽 감독은 지난해 받았던 비판을 외면하지 않았다. 그는 "바깥에서 보신 분들의 평가가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안 좋았던 부분을 좋게 바꾸려면 당연히 모든 걸 바꿔야 한다"며 "코치들의 말에도 (내가) 조금 더 귀를 기울이겠다. 선수들이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아무 스트레스 없이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했다.핵심은 결국 타선 부활이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해 후반기 들어 구원진이 힘들어했다. 타자들이 투수들을 많이 도와주지 못했던 점도 있었다. 올해 화끈한 야구를 하려면 타선의 힘이 필요하다"며 "(미국 개인 훈련을 마친) 김재환이 컨디션이 괜찮다고 하더라. 팀에서 본인의 위치(중심타자)를 잘 안다. 우타자들도 더 좋은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 지난해 김대한에게 기대했지만, 시범경기에서 골절을 입어 팀 플랜이 어긋났다. 올해는 기대했던 모습이 나오면 좋겠다"고 기대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1.16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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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크라운' 페디 VS '승률왕' 쿠에바스...78.1% 걸고 빅뱅

2023 정규시즌 넘버원 선발 투수 에릭 페디(30·NC 다이노스)가 드디어 포스트시즌(PS) 무대에 출격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3 KBO리그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1차전 선발 투수를 29일 발표했다. 준PO에서 SSG 랜더스를 시리즈 전적 3승 무패로 꺾고 오른 정규시즌 4위 NC 다이노스는 페디, 정규시즌 2위 KT 위즈는 윌리엄 쿠에바스(33)를 내세운다. 2022년까지 5전 3승제로 치러진 31차례 PO에서 1차전 승리팀의 한국시리즈(KS) 진출 확률은 78.1%(32번 중 25번)다. 사활을 걸어야 할 경기에 NC와 KT 모두 에이스를 내세웠다. 페디의 등판이 주목된다. 그는 정규시즌 등판한 30경기에서 20승 6패·평균자책점 2.00·탈삼진 209개를 기록했다.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부문 1위에 오르며 역대 7번째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투수가 됐다. 1986년 선동열(전 국가대표 감독) 이후 37년 만에 단일시즌 20승-200탈삼진을 동시에 해내는 대기록을 쓰기도 했다. 페디는 메이저리그(MLB) 워싱턴 내셔널스 소속으로 2시즌(2021~2022) 연속 ‘풀타임 선발’ 임무를 수행하는 등 빅리그 통산 21승을 거뒀다. MLB 무대에서 경쟁력을 인정 받은 선수가 전성기에 KBO리그에 입성하며 시선을 끌었다. 실제로 페디는 횡 슬라이더의 일종인 스위퍼(Sweeper)를 주 무기로 앞세워 승승장구했다. 페디는 악재를 안고 나선다. 그는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1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6회 말 투구에서 상대 타자 고종욱의 타구에 오른쪽 팔뚝을 맞고 교체됐다. 타박상 진단을 받았지만, 한동안 공을 던질 수 없었다. 22일부터 열린 SSG와의 준PO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고, 3차전 선발 투수로도 내정됐다. 그러나 불펜 피칭 뒤 팔에 불펜함을 전하며 준PO 등판이 무산됐다. 페디의 출격은 시점은 올 시즌 PS 내내 관심을 모았다. 결국 KS 진출 확률 78.1%가 걸려 있는 PO 1차전으로 결정됐다. 마지막 등판 이후 2주 넘게 실전에 나서지 못한 만큼 경기 감각 회복이 관건이다. 페디는 상대적으로 KT 타선에 고전했다. 정규시즌 3번 등판해 2패(1승)를 안았다. 평균자책점(2.65)은 나쁘지 않았지만, 등판한 상대 9개 구단 중 가장 높은 피안타율(0.271)을 기록했다. KT는 ‘빅게임 피처’ 쿠에바스를 내세워 맞불을 놓는다. 그는 2019시즌 KT에서 KBO리그에 데뷔, 2022시즌까지 뛰었다. 2021년 삼성 라이온즈와의 정규시즌 1위 결정전에서 7이닝 무실점 호투하며 1-0 승리를 이끌었고, 그해 두산과의 KS 1차전에서도 7과 3분의 1이닝 1실점으로 기록하며 승리(스코어 4-2) 투수가 됐다. 2020년 PO를 포함해 KBO리그 PS에서 3경기·2승·평균자책점 2.21을 기록했다. 쿠에바스는 지난해 4월 당한 팔꿈치 부상이 호전되지 않은 탓에 방출됐지만, 지난 6월 보 슐서의 대체 선수로 합류하며 다시 KT와 동행했다. 등판한 18경기에서 패전 없이 12승을 기록하며 승률 부문 1위에 올랐다. 평균자책점(2.60)도 준수했다. 후반기 페이스를 보면 쿠에바스가 페디에 밀리지 않는다. 쿠에바스의 2023시즌 NC전 등판은 6월 30일 홈(수원) 경기가 유일하다.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통산 NC전 성적은 11경기·4승 3패·평균자책점 3.38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0.3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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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8㎞/h 오원석과 139.8㎞/h 태너의 만남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선발 매치업 키워드는 '완급 조절형 왼손'이다.24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리는 준PO 3차전 선발 투수로 SSG 랜더스는 오원석(22), NC 다이노스는 외국인 투수 태너 털리(29)를 예고했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오원석의 올 시즌 직구 평균 구속은 141.8㎞/h이다. 태너는 139.8㎞/h로 더 느리다. 구속이 빠르지 않은 왼손 투수라는 점에서 제구가 승부의 향방을 좌우할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오원석의 시즌 9이닝당 볼넷은 4.29개, 태너는 1.81개다.부담이 큰 건 오원석이다. SSG는 홈에서 열린 시리즈 1·2차전에 모두 패해 싹쓸이 위기에 몰렸다. 4차전 선발로 내정한 문승원을 2차전 불펜으로 투입, 로테이션도 꼬였다. 오원석의 올 시즌 성적은 8승 10패 평균자책점 5.23. NC전에 4경기 선발 등판해 2승 2패 평균자책점 4.98을 기록했다. 통산 맞대결에선 김주원(10타수 4안타) 박민우(10타수 3안타)에게 약했고 권희동(10타수 1안타) 손아섭(11타수 무안타)에게 강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KS)도 경험했고 좋은 투구를 했다. 10월 들어와서 공 던지는 게 좋아졌다. 그래서 (오원석이) 3차전 선발"이라고 말했다. 오원석은 10월 등판한 2경기 평균자책점이 3.00(12이닝 4실점)으로 안정적이었다. 1차전 로에니스 엘리아스, 2차전 김광현을 내세운 SSG는 3경기 연속 왼손 선발이 출격한다. 외국인 투수 커크 맥카티의 등판이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오원석의 어깨가 더욱 무겁다. NC는 태너로 맞불을 놓는다. 당초 3차전 선발 등판이 유력한 선수는 에이스 에릭 페디였다.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팔뚝 부위에 타구를 맞은 페디는 몸 상태와 등판 간격을 고려, 준PO 3차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시리즈 2차전에 앞서 팔뚝 부위에 불편함을 느껴 태너로 선발 투수가 바뀌었다. 강인권 NC 감독은 "검진에서 단순 충돌 증후군 정도가 나왔다. 3차전은 (등판이) 어려울 거 같다"고 말했다. 태너는 테일러 와이드너의 대체 선수로 지난 8월 영입됐다. 정규시즌 성적은 5승 2패 평균자책점 2.92. 11번의 선발 등판 중 8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해냈다. SSG전에는 1경기 나서 5와 3분의 1이닝 8피안타 2실점, 승리 투수가 됐다. 가을야구 첫 출발은 좋지 않았다. 지난 19일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7피안타(1피홈런) 5실점 부진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0.2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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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간판 타자 최정 "내가 뭐라도 했으면 좋겠는데, 진짜···"

정규시즌 막판 부상으로 빠졌던 SSG 랜더스 최정(36)이 준플레이오프(준PO)에 맞춰 복귀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뭐라도 했으면 좋겠는데, 진짜···"라고 간절하게 바랐다. SSG의 간판타자 최정은 이번 가을 야구에서 걱정이 많다. 몸 상태가 아직 완벽하지 않아서다. 정규시즌 막판 허벅지 통증 탓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마지막 4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최정은 "그동안 쌓인 피로 누적이 쌀쌀한 날씨 탓에 부상으로 이어진 듯하다. 다치는 순간 '올 시즌이 끝났구나'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가졌더니 회복 속도가 빨랐다"면서 "그래도 70~8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지난 16일 훈련을 재개한 최정은 SSG가 다음날(17일) 정규시즌 3위를 확정, 준PO에 직행함에 따라 컨디션 회복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그는 "동료들 덕분에 포스트시즌(PS)을 준비할 시간을 벌어 다행"이라고 반겼다. 다만 "복귀전이 (중요성이 가장 큰) PS라니"라며 멋쩍게 웃었다. 최정은 인천 야구를 대표하는 최고 타자 중 한 명이다. 2005년 SK 1차지명을 받고 입단해 통산 타율 0.287 458홈런 1454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 KBO리그 개인 최다 득점 1위로 올라섰고, 다음 시즌 홈런 10개만 추가하면 이승엽(467개)을 넘어 KBO리그 통산 홈런 1위를 기록하게 된다. 한국 프로야구 최다인 18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 신기록도 현재 진행형이다. 최정은 올 시즌에도 128경기에서 타율 0.297 29홈런 87타점을 기록, 팀 내 홈런과 타점 1위를 차지했다. 장타율은 0.548로 타이틀을 획득했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탓인지 최정은 인터뷰 도중 "잘 모르겠다"며 자신감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정규시즌이면 오늘 못해도 내일이 있으니까 괜찮은데, PS는 단기전이니까 걱정이 많다. 지난해와 느낌도 다르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올해 첫 PS 경기에서 매서운 타격감을 자랑했다. 지난 22일 NC와의 준PO 1차전 0-0으로 맞선 4회 초 선두 타자 안타를 치고 나갔다. 후속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안타로 2루까지 진루했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 실패했다. 최정은 이어 0-2로 뒤진 8회 1사 2, 3루에서는 1-2로 추격하는 희생플라이를 날렸다. NC 류진욱의 컷 패스트볼에 자신 있게 방망이를 돌려 좌익수 정면으로 날카로운 타구를 만들어 냈다. 최정 자신은 불안해하지만, 김원형 SSG 감독과 팬들이 여전히 그를 믿는 이유를 보여줬다. 23일 열린 2차전에서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SSG는 3-7로 졌다. 최정은 PS 통산 7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4(248타수 68안타) 12홈런 39타점을 올렸다. 지난해 한국시리즈(KS)에서는 타율 0.476(21타수 10안타) 2홈런 9타점으로 활약, SSG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정규시즌 NC전에서는 타율 0.341(44타수 15안타) 6홈런, 9타점으로 매우 강했다.최정은 여전히 신중하다. 그는 "지난해 KS에선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내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는데 지금은···"이라며 "한유섬이 (후반기 막판 대활약을) 계속 이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8월까지 타율 0.203에 그친 한유섬은 9월 이후 타율 0.425 3홈런 27타점을 기록했다. 이 기간 타율 1위였다. 최정은 "유섬이가 후반에 잘했으니까 끝날 때까지 잘했으면 한다"면서 "지난해보다 다소 부진했던 박성한과 최지훈도 (PS에서) 미쳤으면 좋겠다.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하재훈도 미친 선수가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후배들의 활약을 바라면서도 최정은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그는 "큰 경기는 항상 부담 된다. 얼마나 냉정함을 갖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 같다"면서 "내가 뭐라도 했으면 좋겠는데"라며 속삭이듯 다짐했다. SSG는 2연패를 당해 벼랑 끝에 몰렸다. SSG의 간판 타자는 다시 한번 반격을 노린다. 최정은 올해 창원에서 열린 NC와 맞대결에 6경기 나와 타율 0.375 4홈런 6타점으로 팀 내 가장 강했다. 인천=이형석 기자 2023.10.2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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